성경을 읽다 보면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직업들이 등장합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술관원과 무기 드는 자입니다. 오늘은 이 직업이 현재의 어느 정도 위치와 비슷한 지위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술관원은 어떤 직책이었을까?
영어 표기로는 Cup-bearer, 한글 성경에는 술관원으로 기록된 직책은 ‘단순히 왕실 주류를 관리하는 사람인가?’하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높은 직책이라고 합니다. 술관원은 왕이 마시는 술을 관할하며 술잔을 가지고 왕 앞에 나아가 왕께 따르는 왕의 최측근이자 현재의 대통령 비서실에 맞먹을 정도로 고위 관직이었다고 합니다. 술관원은 왕의 음식과 술에 독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였고 왕의 침실의 안전 확인과 직접적인 경호도 맡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은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만을 술관원으로 임명하였고, 왕이 내리는 정치적 결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성경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술관원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창세기 40장, 애굽 친위대장 집 안의 감옥에 갇힌 요셉에게 자신의 꿈 해석을 부탁하는 술관원장의 에피소드가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창세기 40장 2절을 보면 요셉에게 꿈 해석을 부탁한 사람은 술관원 중 가장 높은 위치였던 술관원장(Chief cupbearer)이었다고 기록된 것을 보면 현재 대통령 비서실장 정도의 위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요셉은 그 술관원장이 사흘 후 풀려날 때 바로왕에게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얘기해 주길 기대했던 것입니다.
느헤미야도 술관원이었다.
느헤미야 1장 11절을 보면 느헤미야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포로생활을 하던 중 여호와의 도우심으로 페르시아 아닥사스다 왕의 술관원이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황폐해지고 성문이 불탔다는 소식을 들은 포로 출신 술관원 느헤미야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자, 아닥사스다 왕은 그 이유를 묻고 느헤미야의 간청을 들어주어 예루살렘 성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도운 일은 굉장히 유명한 에피소드입니다. 당시 페르시아는 출신에 상관없이 인재를 등용하는 정책을 펼쳤었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재건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셨기 때문에, 이스라엘 포로 출신이었던 느헤미야가 페르시아 최고위 관리 중 하나였던 술관원에 오르게 되었고 나중에 귀환하여 유대 총독 역할까지 했던 것입니다.
무기 드는 자는 어떤 직책이었을까?
무기 드는 자는 영어 표기로는 ‘Armor-bearer’로 술관원과 더불어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성경 속 직책입니다. 사사기 9장 사사 기드온의 악한 아들 아비멜렉이 성읍 높은 망대에서 여인이 떨어뜨린 맷돌에 맞아 두개골이 깨지게 되자 아비멜렉이 옆에 있던 자신의 무기든 자에게 명예롭게 죽기 위해 자신을 찌르라고 하는 장면은 굉장히 유명한 장면입니다. 또한 사울왕, 왕자 요나단, 그리고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에게도 늘 무기든 자가 옆에 있었습니다. 과연 무기들이 얼마나 무거웠기에 성경의 용사들은 무기 드는 자를 동행했던 것일까요? 성경 속 용사들은 공격용으로 활과 칼, 방어용으로 방패, 투구, 갑주를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구약시대 무기들은 청동소재가 많았으며 창과 칼이 보통 2~3 킬로그램 정도 그리고 갑옷이 20킬로 이상의 무게였을 것이라고 성경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무거운 무기들을 리더급인 용사들이 직접 착용하고 들고 다니기엔 기동성이 떨어져서 주로 젊고 힘이 좋은 군인을 무기든 자로 동행하게 했던 것입니다. 이 무기든 자는 군인 중에서도 매우 용맹한 자중 선출되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사무엘상 14장 13절을 보면 무기든 자의 또 다른 임무가 소개됩니다. “요나단이 손 발로 기어 올라갔고 그 무기를 든 자도 따랐더라 블레셋 사람들이 요나단 앞에서 엎드러지매 무기를 든 자가 따라가며 죽였으니” 성경의 기록처럼 요나단이 먼저 적들을 공격하여 부상을 입히면 무기든 자가 최후의 일격으로 적을 죽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왕, 왕자 그리고 리더급 용사들과 생사를 같이해야 했던 직위로써 무기 드는 자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젊고 용맹한 군인 중에서 선출했을 것으로 성경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 속 무기 드는 자는 추후 중세 시대, 기사들 옆을 지켰던 무기 드는 자들에게까지 이어졌다고 전해집니다.
다소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직책 술관원과 무기 드는 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번에도 재미있는 성경 속 주제를 갖고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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